갔다왔다 부탁리뷰 – 널 담은 공간

덕지덕지

 

지난번 인스타그램으로

부탁리뷰 받은건 기억 하시는지?

flo_sil_z0님이 부탁해준

<널 담은 공간>에 다녀왔다.

 

(해방촌점을 부탁하셨지만,

코로나 19관계로 수원점을 방문했다)

 


 

 

Concept

 - 편지와 카페의 만남. 어떻게 가능하냐구? 그러게 나도 놀랐어. 그게 가능하다니. 왜 요새 북카페도 많고, 특이한 테마 카페가 많잖아. 근데 왜 편지를 생각하지 못했나 모르겠다. 뻔히 예상이 가면서도 막상 가보니 새롭더라고.

 

 - 요새 이색테마카페가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어서 <널 담은 공간>도 얼추 상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하고 갔어. 개인적으로 커피만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아닌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는 카페를 즐겨 찾곤 했는데, 가 본 곳 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같아.

 

 - 뉴트로와 감성을 외치는 지금의 우리에게 알맞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어. 뉴트로와 감성을 섞으면 뭐야~ 아날로그지 뭐. 스마트폰으로 슉슉 보내던 메세지를 펜을 들고 적어보니 참.. 생각보다 어렵드라. 새삼 내가 펜을 언제 잡아봤나 싶기도 하고, 편지를 언제 적어 봤었지 생각도 들고. (개인적으로 애플펜슬은 펜이 아니지~)

 

 

 

 

 - 평범하게 편지를 쓰고 통에 넣고 끝. 이게 아니라. 엽서를 직접 고르고, 편지를 쓰고, 실링 또한 색을 고르고 모양을 고르는 과정이 필요해. 그리고 1년 뒤받고 싶은 날짜를 고민하고, 원하는 날짜의 통을 찾아가 이미 누군가 꽂고 간 자리에 함께 넣는 그 행위 까지가 너무 흥미로웠어. 그 어느 것 하나 기계가 해주는 일이 없으니 일상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지. 이 사실이 참 안타깝다.

 

 - 적고 보내는 방식이 조금 길어진 거지만 정성이 더 깃드는 기분이었어. 한 자리에 앉아서 모든게 진행되면 매력이 덜 했을 것 같아. 내부에서 조금씩 이동하면서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레 적극적인 행동이 되었어. 원래 편지를 쓰는 게 되게 소극적인 행동이 잖아. 그런게 좀 독특하게 느껴졌어.

 


 

 

Mood

앞 - 카페에 발을 들인 순간, 깔끔하고 원목 특유의 따듯한 분위기가 좋았어.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더라고. 그래도 <널 담은 공간>의 시그니처인 엽서 서랍장이 확 눈길을 끌더라. 사람들이 몇 월 몇 일에 편지를 많이 넣어 놨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였어. 

 

 – 나는 간단히 말해서 편지에 집중할 수는 없었어. 이게 <수원점>에 국한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부가 일반 카페와 똑같다보니 오로지 편지에 집중하기힘들었어. 이해는 가, 편지를 쓰는 공간이라고 독서실처럼 조용할 수는 없지. 편지와 카페가 공존하는 공간이니까.

 

 - 맞어 개방된 공간과 프라이빗한 공간이 적절하게 섞여 있지 않아서 좀 아쉬웠어. 편지쓰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용하고 남들과 분리돼 있는 공간이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 그래도 편지를 넣는 벽장과 실링작업 공간은 매력적이었어. 특히 편지쓰기를 다 마치고 편지를 넣으려고 날짜를 헤아릴 때의 기분. 벽장 가든 편지가들어가 있는 그 이미지가 되게 좋았어. '참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기다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카페와 편지라는 두가지 매력이 잘 녹아있는 거란 생각이 들어

 


 

 

Cost

 - 비용은 딱 적당하다고 생각해. 1년동안 편지를 보관해 주는 값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아깝지 않더라고. 엽서 2장에 봉투 1장 그리고 실링까지 하면 4000천원이야. 샌드위치 하나 사 먹을 돈으로 1년 뒤 나에게 선물 하나 보낸다고 생각하면 뿌듯해. 

 

 - 이게 나는 목적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편지를 쓰게 되면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지지만, 편지를 쓰러 갔다가 커피를마시게 되면 비용이 꽤 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실제로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아. 평소 카페에서 쓰는 돈을 생각하면 디저트 케이크 대신 편지를 선택하는 거랑 똑같거든. 근데 그냥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이게 돈 내고 편지를 써본 적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해.

 

  그리고 <실링>이라고 왁스를 녹여서 봉투를 붙이는 작업이 있어. (한국말로 봉랍이라고 하지, 근데 실링이라고 부르니 이 고급진 느낌은 뭘까나?) 아무튼 이 작업이 천원인데, 강추해. 아 진짜, 맹세맹세~

 

 - 아! 그리고 참고로 ‘널 담’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내가 보낸 편지가 도착하지 않았을 경우나 주소가 변경된 경우 등등 문의글을 남길 수도 있어서 믿음직 하다는 장점도 있어.

 


 

 

Review

 - 한번 쯤 와 볼만한 공간. 신선한 액티비티는 아니지만 늘 가는 카페와 영화관이 지루하다면, 이 곳을 찾아 색다른 추억을 쌓는 것도 좋다. 이 카페의 진정한 가치는 1년 뒤 내가 쓴 편지를 받았을 때 또 한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1년이란 시간을 가늠 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고 싶어. 방문하기 전에는 1년이란 기간이 참 길게 느껴졌는데, 실제로편지를 써 보면서 '생각보다 1년이 짧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동시에 작년을 기억하고 내년을 예상하며 막연한 상상들을 해볼 수 있었어. 

  내가 이사를 가면 어떡하지내년에 내가 살아있긴 하려나나는 내년에  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줄지어 떠올랐어.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1년. 편지를 받을 때 쯤 <널 담은 공간>의 매력을 더 강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

 


 

 

Revisit

 - 편지를 받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 편지를 보내고 나서 할 일은 단 하나. 잊어버리기. 1년 뒤 편지 받고 다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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