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봤다 같이보자 - 5월의 영화

덕지덕지

 

같이 영화를 보고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작품을 보신 상태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스포를 원치 않으시다면, 뒤로 가기 필수!)

 


 


영화를 사랑하는 덕지덕지가 준비한 5월,

가정의 달 맞이 추천 영화

가족의 단맛, 쓴맛, 매운맛 다 갖다 놨으니 알아서 골라 드시길. 

 


 

UP

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 2009

 

앞덕지 한 줄 평 - 눈과 귀가 즐거운 걸작. 저처럼 애니메이션을 즐기지 않아도 눈물 흘리며 볼 수 있답니다.

뒷덕지 한 줄 평 - 사랑, 우정, 연대. 안 볼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

 

 

뒷덕 - 디즈니가 픽사를 겟 하고 처음 만든 3D 애니다. 나 이거보다 영화관에서 엉엉 울었잖아. 이순재 배우 목소리는 어쩜 그렇게 잘어울리던지.

앞덕 - 나 원래 애니메이션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지. 근데 나도 이거 보고는 눈물 좀 나오더라. 

뒷덕 - 엥? 아니 애니를 왜 안 좋아해? 얼마나 재밌는데. 그 안에 인생사 희노애락 다 있는데 그걸 왜 싫어해!

앞덕 - 난 극영화도 판타지는 잘 안 봐. 뭔가 몰입이 안돼. 애니도 같은 맥락에서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게, 생각해 봤더니 현실성 없다고느끼는 순간부터 그렇게 되는 듯.

뒷덕 - 현실성이라… 그런 것치고 UP을 보며 눈물까지 흘리다니. 영화가 대단하긴 했나 보다. 

앞덕 -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 영화 오프닝 10분이 전부인 거 알지?

뒷덕 - 맞어. 오프닝이 다해먹었지. 함께 늙어가는 삶… 그렇다고 영원하지도 않고. 아 부부의 연이란~

앞덕 - 쀼의 세계란. 요새 보는 쀼의 세계와는 많이 다른 부부지만. 하하. 전에 페이스북에서 이 영화 오프닝 홍보 영상 보고 볼만 하겠다싶어서 본 영화인데, 영화 전체 다 보고 나서도 오프닝 10분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

뒷덕 – 두 시간을 날렸구나. 농담이고, 이해가 되는 게 오프닝부터 OST가 오졌지. ‘Married LIfe’. 엘리와 칼의 사랑. 함께 걷던 언덕길. 같은 방향을 보며 걷는 두 인물의 모습이 진짜 감동이었어. 저금통 깰 때마다 내 마음이 부서지는 줄.

앞덕 - 공감. 음악 너무 좋더라. 아카데미 음악상 아무나 받는 게 아니긴 하지. 뭐 그거 아니어도 파라다이스 섬 뷰도 너무 좋고, 스토리도 좋았어. 집을 팔아 넘기기 싫어서 풍선에 매달다니. 그런 상상은 도대체 누가 하는 거냐.

 

 

뒷덕 –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의문의 소년을 만나 모험을 진행하는 게 흥미로웠지. 부부에서 혼자로, 또다시 새로운 가족?으로발전되는. 세상살이 결코 혼자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

앞덕 - 가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친구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엘리(부인)가 죽고 나서 할아버지 인생은 끝난 것처럼 의미없어 보였는데 새로운 친구와 목표가 할아버지를 다시 태어나게 한 거잖아. 모험이라는 소재가 노인을 만나서 흥미로웠던 것 같아. 더그(개)랑 케빈(새)와의 조합도 좋고.

뒷덕 - 재밌네, 친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어쩌면 이 영화가 나에게 좋았던 게 친구가 가족이 될 수 있고, 가족이 친구가 될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아닐까? 

앞덕 - 이래서 인간은 혼자 못 산다는 말이 맞나 싶네. 뭐 100프로 공감하진 않지만, 또 이 영화 보면 인간한테 외로움은 가장 큰위기라는 생각이 들었어. 적당히 위기도 있고 갈등도 있어야 인생이긴 하지. 물론 적당해야 해.

뒷덕 - 내 삶엔 위기만 있는 거 같은데. 갑자기 외로워지는군.

앞덕 - 갑자기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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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송해성, 2013

 

앞덕지 한 줄 평 - 시궁창 같은 인생도 가족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뒷덕지 한 줄 평 - 혼자 버티는 것보다 함께 버티는 게 낫다.

 

앞덕 - 아니. 2013년도 영화 맞나. 이거 현실 반영이 너무 소름 끼쳐서 보면서 혼난 기분이던데. 2020년에도 봐도 크게 다르지가않더라고.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뒷덕 - 그런가? 난 그냥… 내 미래인 건가 하는… 뭐 어찌저찌 해피엔딩이라서 만족.

앞덕 - 이거 원작이 소설로 있다고 그랬지? 원작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나. 나는 결말이 너무 개연성이 없어서 깬다고 생각했거든. 현실에서는 거의 파멸이어야지 맞는 것 같은데. 솔직히 배우들 연기가 영화를 살렸다고 느꼈어. 어떻게 조연들까지도 연기 잘하는배우들만 쏙쏙 캐스팅했을까나.

뒷덕 - 원작은 모르겠다. 그래도 난 저런 가족이어도 행복을 꿈꿀 수는 있다고 생각했어. 중간중간마다 나오는 맛있는 밥상이 그런생각을 불렀달까~? 대판 싸워도 결국 밥 먹으란 이야기에 모이는 사람들.

앞덕 - 이 영화에서 인상 깊은 스틸컷 뽑으라고 하면 음식 먹는 장면 빠질 수 없을 것 같아. 삼겹살 먹는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서 괴로웠어. 된장찌개도. 

 

 

뒷덕 - 콩가루인 가족 구성원들을 보며 꿋꿋하게 밥 짓는 엄마의 뒷모습. 정말 담벼락에 핀 꽃을 닮았더라.

앞덕 - 요새 사람들이 보면 모성애를 강요하는 것 같은 비슷한 논쟁 거리들이 좀 많긴 해. 그래도 극 중 엄마가 부모로서 가진 마인드는참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어. 

뒷덕 - 그만큼 가정을 유지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지푸라기여도 붙잡아 놓고 싶은… 사랑으로 붙잡는 거지.

앞덕 - 특히 자식들 각자 인생을 객관적으로 바라봐 주는 부분이 그랬어. 그저 그들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때로는 실패도 겪는자연스러운 인생 굴곡으로 바라봐 주는 시선이 좋았던 것 같아. 내가 부모가 돼서 자식을 그렇게 바라볼 수 있을지 의문이야. 잔소리참는 게 얼마나 힘든데. 자식들이 치고 받고 싸우는데 이게 가족이지~하는 눈빛으로 웃잖아.

뒷덕 - 원래 부모의 품이 마지막 안식처라잖아. 나는 내 자식이 힘든 거 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자기 자신이 힘든 삶을 버티고있는데, 거기에 한 술 더 뜰 순 없잖아. 우리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겠지… 그러니 내가 영화 찍고 돈 날려도 암말 안 했지…

앞덕 - 이렇게 얘기하면 화목한 가족 얘기 같은데 사실 이 영화에서 담고 있는 캥거루족 같은 젊은이들 초상을 웃고 넘길 수는 없지. 좀많이 찔리고.

뒷덕 - 그래서 내 미래가 아닐까 싶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는 그 모습. 쪽팔리고 애잔하지만 결국 비슷한 삶 아니겠어?

앞덕 - 뒷덕. 우리 곧 졸업이야. 정신 차리자.

뒷덕 - 니가 졸업이지. 난 아직 일 년 남았어.

 

 


 

아메리칸 뷰티

샘 멘데스, 2013

 

앞덕지 한줄평 - 인생의 위기들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 걸까.

뒷덕지 한줄평 -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속은 타들어가는 가정이 한둘이 아닐 거다.

 

뒷덕 - 가정의 달이다. 이걸 왜 들고 왔냐.

앞덕 - 야. 이거 내 인생 영화야. 하긴 가족이 산산조각 파탄 나는 영화라, 혹시나 가족의 달이라고 아이와 부모가 옹기종기 모여 이걸본다면 내가 미안해서 무릎 꿇고 사과할 듯.

뒷덕 - 평소 아내의 유혹과 부부의 세계로 단련된 나에게 쏘쏘 하지만. 이토록 자극적인 내용을 무시할 순 없지.

앞덕 - 이거 최근에 난리 난 영화 1917 감독이 2000년도에 찍은 영화거든. 샘 멘데스 감독! 1917이 좋았다고 하니까 추천받고 바로 그자리에서 틀고 본 영화였어. 많은 작품들이 오마주한, 거의 조상 같은 영화더라.

뒷덕 - 아아 기생충이랑 다이다이 뜬 영화? 내가 1917을 아직 안 봐서.

앞덕 - 미안한데, 나는 1917이 기생충보다 좋았어. 당장 봤으면 좋겠다. 

 

 

뒷덕 - 참고할게 하하.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어디서 본 영화같다 싶었는데. 다른 작품들이 이걸 오마주 했더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미국스러워서 재밌었어. 미드에서 흔히 나오는 정형화된 캐릭터의 시초라며?

앞덕 - 고령화 가족이 상당히 한국적이었다면 아메리칸 뷰티는 제목 다운 영화인 것 같아. 스토리는 워낙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등장하는 플롯들이 많아서 새롭진 않았지만 연출이 진짜 좋았어. 

뒷덕 - 딸내미 친구를 흠모하는 아버지나, 직장 상사와 사랑에 빠진 어머니나. 아님 그 옆집의 카메라를 든 변태 사나이나. 다들심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면 말이 달라지지. 

앞덕 - 온갖 자극적인 소재는 다 담긴 영화지. 감독이 영화에 담은 인생에 대한 고찰이 좋았어. 그래서 인생 영화.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이 결핍을 환상(혹은 거짓)으로 메꾸는데 결국 끝은 비극이잖아. 남은 두 자식들의 미래는 좀 변화됐으면 좋겠다.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후회로 삶을 돌이켜보는 인물들의 절규가 참. 

뒷덕 - 아내의 외도를 전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부부가 쇼윈도라고 농담 삼아 말하는 주인공 남자의 표정이 왜 씁쓸해 보였는지.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보면서 자기검열 하고, 샷감 보고 감탄하고 뭐… 진짜 저런 가족이 있을까? 후회하면 뭐 하나. 아름다움 뒤의 추함이 가려지려나. 

앞덕  후회 없이 살자. 

뒷덕 - 후회 좀 하는 게 나을지도... 

앞덕 - 정직하게 살자.

 

 


 

번외편

앞덕지가 뒷덕지에게, 

뒷덕지가 앞덕지에게 추천해주는 가족 영화.



뒷덕지의 추천 - <미성년> 김윤석 감독, 2019

 

  난 사람들이 모여 팀을 구성하면 바르게 굴러가는 꼴을 본 적이 없어. 가족도 마찬가지지. 어느 가정이 항상 화목하겠냐?  언제 어디서든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지. 

  ‘미성년’에서 재밌는 부분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어른들과 아이들의 방식을 비교해 주는 거였어.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과 그걸 바라보는 서로의 자식들. 다들 어이없고 분노했지만 태도에서는 차이점이 있더라고. 물론 마지막 장면은 뜨악! 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 앞덕지 성격상 분노 유발 포인트가 조금 있다는 걸 알고 보시길!

 

앞덕지 추천 - <당신의 부탁> 이동은 감독, 2018

 

  평범치 않은 사유로 가족이 된 30대 여자와 고등학생 남자 이야기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 전개가 평범하지 않아서 뻔하지않아. 영화가 전체적으로 잔잔해서 비교적 극적인 걸 좋아하는 뒷덕지가 봤을 때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담고 있는 이야기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어. 당신의 부탁이 어떤 부탁인지 궁금하지? 빨리 보고 후기 줘.

 

 


다음달에도 두 손 가득 들고올게요.

가치봤다 같이보자 - 5월의 영화

- The end -

 


위 내용은 전문적인 시선이 아닌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위 모든 사진의 출처는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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